저번 포스팅에서는 무두질 방법과 사용된 가죽의 층을 기준으로 가죽의 종류를 구분해서 살펴보았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동물의 종에 따른 가죽의 종류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각각의 동물 가죽마다 서로 다른 질감, 부드러운 정도, 내구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이전 포스팅에서 가죽을 분류했던 방식보다 더 중요하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패션 산업에서 특히 많이 사용되는 소가죽과 양가죽을 집중적으로 살펴보려고 합니다.
소가죽(Cow leather)
소가죽은 말 그대로 소에서 얻은 가죽으로,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가죽입니다. 소가죽은 다른 가죽보다 두껍고 거친 질감을 갖고 있으며, 내구성과 강도 또한 뛰어납니다. 이뿐만 아니라, 가공을 통해 부드럽게도 만들 수 있습니다. 흔히 '에이징'이라고 불리는 과정을 보는 맛이 있는 가죽도 바로 소가죽입니다. 에이징이란 가죽을 오래 사용하면 사용할수록 자연스럽고 고급스러운 광택(이러한 광택을 파티나라고 부릅니다)을 띠며 부드러워지고, 착용자의 몸에 착 감기게 되는 현상입니다. 앞 포스팅에서 설명했듯이 소가죽은 풀그레인, 탑그레인 등 가공 방식과 사용된 가죽의 층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사용됩니다.
소가죽은 내구성이 굉장히 좋은 편이어서 다양한 제품들에 사용됩니다. 일반적으로 의류에서는 가죽 재킷을 제작하는 데 자주 사용됩니다. 소가죽으로 만든 가죽 재킷은 튼튼해서 잘만 관리하면 수십 년간 착용할 수도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아버지가 아들에게 자신이 입었던 고가의 소가죽 재킷을 물려주기도 합니다. 또한 소가죽 재킷은 두꺼운 편이어서 바람과 추위를 견딜 수 있게 해 줍니다. 따라서 아웃도어 의류나 오토바이 라이더들이 자주 입는 라이더 재킷은 주로 소가죽으로 제작됩니다. 이뿐만 아니라, 오래 착용함에 따라 에이징 되어 더욱 고급스러워지고 양가죽보다 방수성이 좋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소가죽은 신발 제작에도 유용하게 쓰입니다. 내구성이 좋기 때문에 잦은 착용과 마찰을 견딜 수 있고, 따라서 더비나 부츠류 제작에 자주 사용됩니다. 사실 가죽 재킷 같은 경우는 특유의 부드러움과 편안한 느낌으로 양가죽을 사용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하지만 위와 같은 내구성 측면의 엄청난 강점으로, 가죽류 신발 제작에서는 소가죽 사용 비중이 압도적입니다. 소가죽으로 가죽류 신발을 제작했을 때 또 다른 장점은 바로 편안함입니다. 소가죽으로 만든 신발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착용자의 발 모양에 맞게 변형되어 장시간 신어도 편안한 신발이 됩니다. 또한 어느 정도 방수 처리가 되어있기 때문에 비가 오는 날에 신어도 가죽이 크게 손상되지 않습니다. 이 외에도, 소가죽은 벨트나 지갑 등 내구성이 중요한 액세서리 제품에도 많이 활용됩니다.
양보다는 소가 육류 산업에서 많이 활용되기 때문에, 가격이 합리적인 점도 소가죽의 장점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소가죽에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소가죽은 자주 착용하여 길들이기 전까지 다소 뻣뻣한 느낌으로, 착용감이 별로 좋지 않습니다. 또한 다른 가죽에 비해서는 무거운 편이기 때문에, 가벼운 옷을 선호하는 경우에는 양가죽 의류를 고려하는 것이 나은 선택일 수 있습니다.
양가죽(Lamb leather)
양가죽은 부드럽고 유연한 가죽으로, 소가죽 못지않게 많이 사용되는 가죽입니다. 이번에는 양가죽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양가죽의 가장 큰 장점은 바로 부드러운 질감입니다. 물론 소가죽의 탄탄함을 좋아하는 소비자들도 있지만, 양가죽 특유의 부드러운 질감은 입었을 때 편안함을 선사합니다. 또한 가죽 자체가 유연하기 때문에 소가죽으로 만든 의류처럼 많이 착용하며 길들이지 않아도 몸에 착 감기는 맞춤형 옷이 됩니다. 이뿐만 아니라 양가죽은 얇은 두께를 갖고 있어 가볍고 탄력성도 좋아서 시어링 재킷이나 장갑처럼 착용한 상태로 오랫동안 편안하게 움직일 수 있어야 하는 의류에 자주 사용됩니다.
보온성도 양가죽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장점입니다. 특히 양가죽은 양모와 결합하여 자주 사용하는데, 이렇게 제작한 의류는 뛰어난 보온성을 갖게 됩니다. 양가죽과 양모는 둘 다 양으로부터 얻은 소재이기 때문에 같이 사용할 때 잘 어우러지는 느낌을 줍니다. 양가죽의 부드러운 질감과 고급성, 양모의 포근한 털을 조합한 장점을 모두 갖고 있는 의류가 바로 시어링 재킷입니다. 어그 부츠 또한 부드러움과 보온성을 강화하기 위해 부츠 안감을 양가죽으로 제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렇듯 뛰어난 보온성으로 양가죽 의류는 주로 겨울철 의류와 신발을 제작하는 데 사용됩니다.
이렇듯 많은 장점을 갖고 있는 양가죽이지만 단점 또한 명확합니다. 우선, 소가죽이나 염소 가죽처럼 질긴 가죽에 비하면 내구성이 좋진 않습니다. 특히 일상생활에서 긁히거나 늘어지기 쉽기 때문에 매일 사용해야 하는 의류나 액세서리에는 양가죽을 적용하기 쉽지 않습니다. 물론 고급스러움 때문에 가죽 재킷이나 지갑 등에 자주 사용되지만, 이 경우에는 약간의 마찰에도 긁힌 자국이 생길 수 있으므로 관리에 정말 신경 써주어야 합니다.
소가죽보다 방수 기능이 좋지 않은 것도 또 하나의 단점입니다. 소가죽은 어느 정도 물을 튕겨내는 특성을 갖고 있지만, 양가죽은 대체로 습기를 흡수하는 성질을 갖고 있습니다. 가죽은 습기에 취약하고 곰팡이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양가죽 의류를 착용하고 비를 맞거나 물을 쏟지 않도록 조심해야 합니다. 하지만 요즘에는 방수 코팅한 양가죽 제품들도 많이 나오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제품들을 구입한다면 이는 큰 단점은 아닙니다.
마지막으로, 양가죽은 소가죽에 비해 일반적으로 가격이 더 비쌉니다. 이러한 가죽들은 주로 육류 산업의 부산물로 얻는데, 소가죽의 육류 산업 규모가 양가죽보다 훨씬 크기 때문에 이는 어쩔 수 없는 부분입니다. 다만 양가죽 자체가 부드럽고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기 때문에 오히려 고가의 가격과 잘 어우러져 고급 패션 제품에 자주 활용됩니다.
결론
각 가죽의 장단점을 요약해 보며 포스팅을 마무리해 보려고 합니다.
소가죽은 좋은 내구성과 약간의 방수기능, 시간이 지날수록 나타나는 고급스러운 광택과 합리적인 가격이 장점입니다. 반면 양가죽은 부드럽고 고급스러운 질감과 뛰어난 보온성, 양모와의 혼합 사용이 장점입니다. 소가죽의 단점은 뻣뻣함과 무게입니다. 반면 양가죽의 단점은 좋지 않은 내구성, 물에 취약한 점, 그리고 가격이 고가인 점입니다. 어떤 가죽이 더 우위라고 판별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우리는 소비자로서 가죽 의류나 액세서리를 구매할 때 위의 장단점을 비교하여 더 합리적인 제품을 구매할 수는 있을 것입니다. 이번 포스팅도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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