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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류 소재

가죽(Leather) - 1

by 의류 수집가 2024. 9. 28.

가죽(Leather)

Leather Textures

가죽은 인류의 역사와 함께 발전해 온 의류 소재입니다. 그만큼 다양한 의류 소재 중 가장 오래되었고, 다재다능한 소재입니다. 가죽은 고대 문명에서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특유의 내구성, 유연성, 고급스러운 느낌으로 굉장히 많이 활용되었습니다. 현대에는 비단 의류뿐만 아니라 실내 가구, 인테리어 디자인, 자동차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다양한 기준에 따른 가죽의 종류에 대해서 살펴보겠습니다. 가죽에 대해서는 정말 할 얘기가 많아서, 나머지 얘기는 다른 포스팅을 통해 차차 풀어나갈 예정입니다.
 

가죽의 역사

가죽의 역사는 수천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인류는 생존하기 위해 동물을 사냥하였고, 이 과정에서 얻은 동물 가죽을 처리하여 내구성 좋은 소재로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처음에는 가죽을 그냥 공기 중에서 말리거나 훈제의 형태로 만들어서 보관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무두질 기술이 발전하여 가죽을 더욱 가치 있는 소재로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이집트의 정교한 가죽 공예와 중세 유럽의 유연한 가죽을 가공하는 가공법까지, 다양한 문화에서 그들만의 무두질 방법을 개발하여 가죽을 활용했습니다. 현대에도 가죽은 우리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유용한 소재입니다. 다음 문단부터 본격적으로, 다양한 기준에 따라 나뉘는 가죽의 종류에 대해서 살펴보겠습니다.
 

가죽의 종류 - 무두질에 따라

가죽을 제작할 때 다양한 과정을 거치지만, 이 중 가장 중요한 과정이 바로 무두질입니다. 무두질은 동물에게서 막 얻은 가죽을 부패하지 않게 하고, 내구성 있는 소재로 만들어주는 과정입니다. 가장 많이 쓰이는 무두질 방법은 크롬 무두질과 식물성 무두질입니다.
 
크롬 무두질(Chrome tanning)은 크롬염을 사용하여 빠르게 부드럽고 유연한 가죽을 생산할 수 있는 무두질 방식입니다. 크롬 무두질을 거친 가죽은 방수 기능을 갖게 되고 다양한 색상으로 염색 또한 가능하지만, 무두질에 사용되는 크롬이 유독성 화학물질로 환경에 유해하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반면 식물성 무두질(Vegetable tanning)은 식물에서 추출한 천연 탄닌을 활용한 무두질 방법입니다. 이 방법은 크롬 무두질보다 시간이 오래 걸리지만 친환경적입니다. 또한 가죽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고유한 파티나(가죽이 에이징 됨에 따라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빛깔)를 갖게 됩니다. 식물성 무두질을 거친 가죽은 내구성이 뛰어나지만, 물에는 취약할 수 있습니다.
 
이렇듯 어떤 무두질 방식을 사용했느냐에 따라 가죽이 다른 특성을 가지게 됩니다. 필자는 식물성 무두질을 거친 가죽 의류와 벨트를 몇 번 구매해 봤는데, 시간이 지남에 따라 올라오는 자연스러운 빛깔을 좋아하여 vegetable tanned leather를 좋아하는 편입니다.
 

가죽의 종류 - 가죽의 층에 따라

Full-grain leather / genuine leather textures
대각선 기준 좌측은 풀그레인 가죽, 오른쪽은 천연 가죽의 표면

한편, 가죽을 제작하는 데 사용된 동물 가죽의 층과 가공 정도에 따라서 가죽을 분류할 수도 있습니다.
가장 흔하게는 Full-Grain Leather, Top-Grain Leather, Genuine Leather로 나눌 수 있습니다.
 
풀그레인 가죽(Full-Grain Leather)가죽의 최상층 부분을 활용하여 표면을 그대로 유지한 가죽으로, 위에서 분류한 가죽의 종류 중 최고급 가죽입니다. 풀그레인 가죽은 가죽 고유의 결을 그대로 갖고 있으며, 시간에 따라 표면에 고유한 빛깔이 나타나 더욱 고급스러워집니다. 내구성 또한 굉장히 좋아서 긁힘과 마모에도 강합니다. 따라서 고가의 가죽 가방, 신발처럼 오랫동안 활용할 수 있는 고가의 액세서리에 풀그레인 가죽이 주로 사용됩니다. 풀그레인 가죽은 변형되지 않은 가죽 그대로의 결을 갖고 있기 때문에 표면에 자연스러운 긁힘을 갖고 있을 수 있지만, 이는 오히려 풀그레인 가죽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매력입니다. 이상 가장 고급스럽고, 고가의 가죽인 풀그레인 가죽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탑그레인 가죽(Top-Grain Leather)은 앞서 설명한 풀그레인 가죽과 동일하게 가죽의 최상층 부분을 활용하지만, 표면을 연마하여 자연스러운 긁힘(상처나 흉터 등)을 제거한 가죽입니다. 탑그레인 가죽은 표면 가공을 한 번 거친 가죽이기 때문에 표면이 매끄럽고 균일한 특징을 갖고 있습니다. 이로 따라 풀그레인 가죽보다 세련된 느낌을 줄 수 있습니다. 물론 탑그레인 가죽도 내구성이 좋은 편에 속하지만, 이러한 가공 과정에서 가죽 자체의 내구성이 감소하기 때문에 풀그레인 가죽보다는 긁힘과 마모에 조금 더 취약해집니다. 탑그레인 가죽의 특장점인 매끄러운 표면과 유연성 덕에 풀그레인 가죽보다도 활용도가 높으며, 가방, 지갑, 의류 등 패션 제품에 널리 활용됩니다.
 
천연 가죽(Genuine Leather)은 이름만 보면 최고급 가죽으로 오해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품질이 좋은 가죽은 아닙니다. 가죽의 상층부를 활용한 풀그레인 가죽이나 탑그레인 가죽과 달리 천연 가죽은 주로 가죽의 하층부를 사용하여 만들어집니다. 이때 풀그레인 가죽이나 탑그레인 가죽처럼 보이게끔 인위적으로 가공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표면은 가공을 거치기 때문에 매끄러워 보이지만, 실제로 가죽 본연의 질감은 사라지게 됩니다. 이 외에도 풀그레인 가죽이나 탑그레인 가죽에 비해 내구성이 떨어져 쉽게 마모됩니다.
 
풀그레인 가죽, 탑그레인 가죽, 천연 가죽 순서로 고급스럽고 고가의 가죽입니다. 하지만 반드시 풀그레인 가죽이 가장 좋고 활용도가 좋다는 뜻은 아닙니다. 앞서 설명했듯 탑그레인 가죽은 매끈하고 세련된 표면이 필요한 일반적인 액세서리 제작에는 풀그레인 레더보다 훨씬 활용도가 좋습니다. 천연 가죽 역시 자동차의 가죽 시트처럼 많은 양의 가죽이 필요할 때 활용도가 높습니다. 아마 자동차의 시트 전체에 탑그레인 가죽이나 풀그레인 가죽을 사용한다면, 차의 가격은 크게 올라갈 것입니다.
 

마치며

가죽은 필자가 정말 좋아하는 의류 소재로, 여러 글에 걸쳐서 포스팅 계획을 짰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다양한 분류 기준에 따른 가죽의 종류에 대해서 알아보았는데, 다음 포스팅에서는 동물의 종에 따른 가죽의 종류와 각각의 특징에 대해서 포스팅해 보려고 합니다. 이번 글도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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